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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리은행, 작년 7월에 라임펀드 재판매 검

입력 11:29: 12-22

우리은행이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다시 판매하기 위해 상품구조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라임펀드를 다시 팔지는 않았지만, 현금화에 문제가 생겼던 라임 플루토 펀드를 다시 팔기 위해 우량 채권과 섞어파는 방안을 검토했다.

최근 구속된 윤갑근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전 대구고검장)은 우리은행의 라임 펀드 재판매를 성사시키기 위해 라임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고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부행장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19일 ‘사모펀드 상품 판매 개선(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는 우리은행이 같은해 4월 라임 펀드 판매를 중단한 뒤 3개월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이 보고서는 당시 WM부문장(부행장보급)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7월 19일 작성한 ‘사모펀드 상품 판매 개선(안)’ 보고서. 당시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었지만, 위험성이 높은 플루토펀드의 비중을 줄여 재판매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다./조선비즈
보고서의 ‘라임자산운용 상품 재판매(안)’ 항목을 보면 "기존 Top-2 대비 교보증권 비율 확대로 안정성을 확보"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Top-2는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레포(환매조건부 채권) 펀드와 플루토 펀드에 각각 50%를 투자하는 상품이다. 향후 이 펀드는 플루토 펀드에 들어있는 사모채권 현금화에 문제가 생겨 만기상환에 실패하면서 라임 사태의 출발선이 된다. 보고서는 교보증권 레포펀드의 비중을 확 늘리려는 계획을 담고 있다.

계획은 1안과 2안으로 나뉜다. 1안의 경우 플루토 펀드와 교보증권 레포펀드를 각각 10%, 90% 담고, 2안은 플루토 펀드 비중을 20%로 늘리는 방안이다. 이 보고서가 제시한 당시 플루토 펀드의 예상 수익률은 연 8.0%로, 교보증권 레포 펀드의 연 2.1%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실무자는 재판매에 나설 경우 월 판매한도도 300억원으로 제한할 계획을 세웠다. 주로 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TC프리미엄센터는 라임 관련 고객에게 전용 판매하고, 일반영업점에서는 기존 Top-2 펀드 만기가 돌아와 재예치하려는 고객에게만 가입한도 5억원 이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우리은행 내부적으로 ‘플루토펀드를 다시 판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음에도 재판매를 하려 했던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해당 보고서가 작성되기 이틀 전인 7월 17일,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 관련 판매가능 펀드 가이드라인’을 통해 라임 펀드 중 재판매가 가능한 펀드를 선별했다.
 
그래픽=정다운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라임 펀드 중에선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A-등급 이상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만기 3개월 이하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등은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유동성이 확보돼 있는 만큼 재판매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무역금융·메자닌·부동산·멀티전략·파생형 등 대체투자 펀드는 모두 재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플루토FI 등 부동산 대체투자 펀드의 경우 관리가 불가능하고 장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판매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라임은 메자닌과 플루토펀드 등 대체투자 펀드 재판매를 우리은행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재판매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당시 펀드를 다시 팔기에는 너무 위험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작성된 직후 라임은 투자회사인 지투하이소닉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여기에 메자닌 펀드 투자기업 전환사채(CB)와 관련한 파킹거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라임 펀드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기 시작해 재판매에 나설 수 없었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재판매가 없었다는 점에서 로비 역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또 재판매 검토 보고서는 실무진 차원에서 만든 보고서로 상부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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